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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반려견으로 '개소주' 만들고 이제와 속죄?"…도살업자 미화 논란 '일파만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KBS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가 30년 넘게 개를 식용으로 도살해오던 탕제원 주인을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동물권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3일 방영된 '동물은 훌륭하다'에 대한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최근 방영한 2회에서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해당 방송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해당 방송에서는 과거 탕제원을 운영하며 35년 동안 식육 개 장사를 해온 업자 A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A씨는 현재 딸과 애견목욕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 고객이 훔쳐 온 남의 개를 도살한 사건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 목욕 봉사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물자유연대는 방송에서 다룬 사건이 지난 2017년 집을 잃은 반려견 '오선이'가 납치돼 탕제원에 팔려 간 뒤 도살당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동물의 피해와 고통을 고려하는 대신 가해자의 입장을 조명하며 동물학대자를 옹호한 해당 내용은 당초 프로그램 취지와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해당 방송은 오선이 도살 사건 당시의 가해자 사정을 설명하거나 현재 딸과 함께 운영하는 애견목욕업체에서 봉사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영상을 내보냈고, 이를 본 출연자들은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한 뒤 "개가 잔혹하게 도살당한 명백한 동물 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오히려 가해자를 미화함으로써 오선이를 잃은 피해자가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영상이 삭제된 상태지만, 이미 방영된 방송에 대해 제작진의 책임 있는 태도가 뒤따라야 한다"며 "해당 방송에 대해 공문으로 항의하는 동시에 사과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으며, 향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프로그램 제작 시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을 함께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억울하게 살해당한 반려견 '오선이'와 반려인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동물학대자 편에 서서 가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방송의 균형이 아니라 2차 가해일 뿐"이라며 "올바른 시각으로 동물권을 다루고자 하는 방송이라면 동물학대자에게 서사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방송 후 시청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영상이 삭제됐고 시청자 소감 게시판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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