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왜 우리의 슬픔 보려고 하는가”…관광지로 떠오른 우크라 학살 현장

지난해 외국인 400만 명 방문해

“위험 감수해서라도 실감하고파”

현지 주민들은 “왜 오느냐” 반발

우크라 관광 당국은 긍정적 평가

러시아의 폭격으로 파괴된 주거용 건물 잔해로 뒤덮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쿠라호브 중앙 거리. 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AFP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현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외국인은 400만 명으로 전쟁 초기인 2022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대부분은 사업 목적이지만 ‘전쟁 관광객’도 적지 않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전쟁 범죄 현장을 둘러보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 여행을 운영하는 업체만 1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하나인 ‘워 투어’는 수도 키이우와 부차, 이르핀 등 러시아가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현장을 둘러보는 여행상품을 150∼250유로(약 22만∼3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올해 1월 이후 약 30명이 다녀갔고 고객은 주로 유럽인과 미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워 투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온 한 스페인인은 “전쟁 지역에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약간 겁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와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선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남부 투어 상품을 3천300유로(약 483만원)에 판매하는 여행사도 등장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전쟁을 더 강하게 실감하고 싶은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이다.



이 상품을 이용한 한 미국인은 “서구의 삶이 너무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져서 전쟁 현장을 직접 보고 싶었다”며 전선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이드가 제지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격렬한 전투 끝에 폐허가 된 최전선 도시 차시브 야르. AP 연합뉴스


다만 우크라이나 일부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광 ‘핫스팟’으로 떠오른 이르핀의 정치인인 미하일리나 스코릭-슈카리브스카는 일부 주민이 관광 수익을 ‘피 묻은 돈’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은 ‘왜 여기에 오느냐’ ‘왜 우리의 슬픔을 보려고 하느냐’고 반발한다”고 전했다. ‘전쟁 관광’을 운영하는 현지 업체들은 수익의 일부를 우크라이나군에 기부하지만 도의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광 당국은 전쟁의 역사적 교훈을 널리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전쟁 관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마리아나 올레스키우 우크라이나 관광개발청 위원장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전쟁 관광 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이미 글로벌 관광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