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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연말 빛내는 푸치니오페라

3대 명작 '라보엠' 막 내렸지만

내달 5일부터 국립오페라단 무대

22~31일엔 투란도트로 관객맞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오페라 ‘라보엠’의 2막의 크리스마스 거리 풍경.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푸치니의 오페라 3편이 연말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 21~24일 서울시오페라단이 준비한 라보엠은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이번에는 특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매회 막이 오를 때마다 성냥을 꺼내 불을 붙이는 미디어 아트 요소를 차용한 데다 2막의 크리스마스 거리를 꾸미는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공작소 365’의 장식 탈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관객들을 연말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순간 이동시켰다. 이날 하늘색 치파오 차림으로 관객을 만난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오페라 ‘라보엠’은 겨울에 빠질 수 없는 오페라인 만큼 올해의 마지막 작품으로 올리게 됐다”며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오페라 ‘라보엠’에서 죽어가는 서선영 소프라노가 분한 미미(가운데) 주변에 앉은 로돌포와 친구들이 비통함을 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소프라노 서선영이 분한 ‘미미’가 죽음 앞에서도 연인인 로돌포만 생각하는 원숙미를 보인 것과 문세훈 테너의 ‘로돌포’가 철 없는 예술가에서 사랑을 깨달으면서 성숙해진 어른이 되어가는 변모에 설득력을 입힌 것은 두 사람의 압도적인 성량은 말할 것도 없고 전반적으로 무대장치와 분위기가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는 평가다.

라보엠은 끝났지만 또 다른 푸치니의 대작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내달 5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만나는 또 다른 푸치니의 오페라는 국립오페라단의 ‘서부의 아가씨’다. 서부의 아가씨는 1910년 12월 10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연된 후 겨울 오페라로 자리 잡았다. 1850년대 ‘골드 러시’가 한창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유럽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이 작품은 푸치니가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으로, 이번에 니콜라 베를로파 연출가가 무대를 꾸려 회화 작품처럼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푸치니의 또 다른 고전안 오페라 ‘투란도트’도 내달 22~31일 관객들을 다시 찾는다. 박현준 총 예술감독이 21년 만에 제작해 화제를 모은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는 투란도트 역의 러시아 출신 리우드밀라 모나스티르스카가 건강 상의 이유로 무대에 서는 게 힘들어지면서 라 스칼라 극장의 인기 디바인 마리아 굴레기나가 이 역할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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