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기업인들이 ‘정부 정책이 뭐가 부족하다’는 말을 못 하고 있다”며 “혹시 공개적으로 말했다 정부에 보복당할까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실제로 매우 심각하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은 대놓고 말은 못 하겠고, 참으로 걱정된다고 얘기한다”며 “혹시 말하면 압수수색, 세무조사 당하지 않을까. 미움받지 않을까, 불이익받지 않을까. 지금 기업인들이 그렇다”고 했다. 그는 “문제를 지적해도 고칠까 말까 하는데 문제 지적 자체가 봉쇄되고 있다”며 “이러다가 벌거벗은 임금님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이 망가지는 원인은 4가지 정도로 다 정부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산업정책 부재, 불공정한 시장, 경영 지배권 남용, 한반도 평화 위기 4가지 때문에 대한민국 경제가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했다”며 “정부가 이쯤에서 근본적인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는 위험에 빠질 것이고, 민생도 어려워지고 미래도 매우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야당 차원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 주주 권익 보호하는 각종 입법을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에 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경영계에서 반론이 있기 때문에 토론회에서 쌍방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필요한 것은 수용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장관도 이제는 자기 맘대로 거부권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농업은 국제 경쟁에 맡겨도 되는 사양산업이 아니라 이 나라의 식량 주권, 식량 안보가 걸린 안보·전략 산업”이라며 “농업민생4법을 ‘농망법’이라고 규정하며 거부권 운운하는 장관, 참 기가 막힐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쌀값 20만 원을 지키겠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었다. 농림부 장관은 자기가 말해 놓고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했다는 건가”라며 “집단 망각증에 걸린 건지, 기억상실증인지 모르겠는데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