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보복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면서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는 서한’을 직접 읽었다. 그는 “멕시코는 마약 펜타닐 유행을 막으려는 미국에 협력한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면 “이주 현상이나 마약 소비 문제 해결책은 위협이나 관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을 거론하며 “관세가 하나 부과되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다른 관세 조처가 올 것이며, 이게 계속되면 우리는 기업들을 위험에 빠트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맞불 대응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관세 압박은) 양국에서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일 트럼프는 펜타닐 등 마약 문제를 거론하면서 내년 1월 20일 취임 당일에 멕시코·캐나다(25%)와 중국(추가 10%)에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멕시코 간 관세 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7년 취임 후 트럼프는 국경 장벽 설치 등 문제를 놓고 멕시코를 압박하다 2018년 5월에 철강·알루미늄·농축산물 등에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공화당 우세 지역을 표적으로 삼아 돼지고기, 치즈, 사과 등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논란 끝에 양국은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WSJ은 “가장 중요한 질문은 트럼프의 이 같은 위협이 협상 전략인지, 세계 무역과 미국 경제를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의 시작인지에 관한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로선 어느 쪽이든 주요국 지도자, 산업계, 경제학자 등은 세계 경제에 새로운 혼란이 닥쳐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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