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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파병 대가로 평양 방공망 장비 도입 이유는…러시아의 37년 전 수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北 “세계 최고 밀도 다층방공 구축” 주장

전문가들 “실제 성능 전혀 그렇지 않다”

37년 전인 1987년 12월 서독의 10대 소년이 몬 세스나 172 비행기가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 제공=위키피디아




지난 1987년 12월 단발 엔진 ‘세스나 172 경비행기’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에 내렸다. 서독의 10대 소년 마티아스 루스트가 이 경비행기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를 출발해 모스크바까지 비행한 것이다. 루스트는 이 경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에 접어들 때 러시아 공군 미그 전투기와 만나기도 했지만 러시아 조종사는 ‘우호적’으로 비행으로 판단하고 무력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

이 같은 행운(幸運) 덕분에 이 경비행기는 안전하게 붉은 광장의 성(聖)바실리 대성당 옆 공터에 착륙했다. 그러나 루스트는 러시아 무단 입국으로 재판을 받고 4년 간 노동교화소에 보내졌다. 주목할 점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최신 방공(防空)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모스크바 하늘이 허술하게 뚫리면서 대표적 국제적 망신거리로 기록됐다.

이 경비행기가 만약 미국의 순항미사일이었다면 이 미사일이 크렘린궁을 타격해 당시 소련 서기장을 비롯한 최고위 지도부가 전멸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이 사건 발생 직후 소련은 국방장관과 방공군사령관을 비롯한 책임자들을 대거 숙청했다.

동시에 소련과 그 뒤를 이은 러시아는 모스크바 방공망을 대대적으로 보완하며 방공작전에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제1레닌특수목적방공미사일방어군’이라는 야전군 규모의 대규모 방공부대를 조직해 모스크바 방공 임무를 맡겼다. 이 부대에는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신·최강의 방공무기들이 가장 먼저 배치됐다.

러시아, 방공부대 조직 모스크바 방공 수행


타임 스케줄을 최근을 돌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2일 러시아가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평양 방공망을 강화할 수 있는 대공 미사일 등 대공 장비를 지원했다고 했다. 신 실장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준 것으로 파악되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이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북한 평양을 하늘 방어를 담당하는 방공망 능력을 얼마나 될까.

최근에 북한은 남한이 만든 드론이 세계 최고 밀도를 자랑하던 평양의 다층방공망을 뚫고 노동당 중앙당사 상공까지 날아왔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남한을 겨냥한 무력 사용에도 나설 수 있다는 협박을 서슴치 않았다. 북한의 방공만은 허술한 것일까.



다만 평양 상공이 뚫린 것은 37년 전 러시아가 경비행기에 의해 방공망이 뚫린 것과 달리 드론이 방공망을 뚫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 5월 러시아 크렘린궁 돔에서 터진 2건의 드론 폭발 공격이 발생했다. 러시아 권력의 핵심부인 크렘린궁 상공은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보호되는 요새인데 드론에 의해 뚫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北, SA-5·SA-2 등 구형 방공무기 구축


전문가들은 현재 평양의 방공망은 37년 전 세스나 172 경비행기에 뚫렸던 모스크바 방공망을 도입한 이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37년 전 방공망 시스템을 그대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37년 전 모스크바는 장거리용 S-200, 중거리용 S-75 및 S-125와 다수의 대공포로 구성된 방공망을 구축했다. S-200·75·125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각각 SA-5·SA-2·SA-3로 불리는 구형 방공무기들로 분류되는데 이를 통해 평양 방공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반면 러시아는 수도 모스크바 하늘을 장거리 방공무기 S-500과 S-400, S-300PMU2, 중거리 방공무기 S-350과 부크-M3, 단거리 방공무기 판치르, 그리고 다수의 최신 대공포로 구성해 다층방공망의 형성하고 있다.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의 방공망 시스템 장비를 요구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방공무기들의 제원만 놓고 보면 경비행기나 드론 같은 공중 표적을 손쉽게 탐지·격추할 수 있지만 평양 드론 침입 사건을 보면 실제 성능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37년 러시아의 방공망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파병 대가로 가장 먼저 최고 존엄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평양 방공망을 보완하고자 관련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을 요구한 것이 평양 방공망의 현 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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