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일본 정부를 대표해 차관급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한다. 한국이 요청한 ‘고위급’에 해당하지만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인사여서 추도식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본 외무성은 “이쿠이나 정무관이 23~24일 이틀 일정으로 사도시를 방문한다”며 “추도식에 참석하고 사도광산 시찰 등을 할 예정”이라고 22일 발표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2022년 참의원(상원) 당선 직후인 8월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해법으로 ‘한국의 양보’를 제시할 만큼 역사 인식에 대한 논란이 큰 인물이다.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한국은 추도식 개최를 조건으로 내걸고 찬성했다. 그러나 일제 강점을 반성하지 않는 정부 인사가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일본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외교부도 일본 결정에 당황한 듯 이날 열릴 예정이던 추도식 관련 언론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으며 입장도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가 일본 측 참석자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고도 교체 협의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도식 이틀 전이지만 일본 측 추도사에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사과가 어떻게 담길지도 여전히 알 수 없다.
한국은 차관급인 박철희 주일대사를 포함한 정부 대표단과 희생자 유가족 11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자칫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자축 행사에 들러리만 서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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