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PDD)의 올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쇼핑몰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며 핀둬둬의 분기 매출이 2년 만의 가장 적은 성장 속도를 나타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대중국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핀둬둬는 올해 3분기 994억 위안(14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4% 늘어난 것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028억 위안보다는 낮은 매출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250억 위안(36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66억 위안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핀둬둬는 이번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지만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더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자 주가는 급락했다.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핀둬둬는 104.09달러로 마감돼 전 거래일 대비 10.64% 하락했다.
이는 저가 쇼핑몰들 간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핀둬둬의 테무는 미국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아마존에 이은 2위 수준에 이르렀지만 최근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테무는 미국에서 2년 만에 월간 활성사용자 4900만 명에 도달했는데 최근 정점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아마존도 쇼핑 플랫폼에서 20달러 이하 상품에 초점을 맞춘 섹션을 선보이고 중국에서는 쉬인 등과의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싱가포르의 컨설팅 기업 모멘텀웍스의 쟝간 리는 “핀둬둬가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이전의 합의는 깨졌다”면서 “회사는 투자자들의 단기적 기대를 섬세한 방식으로 관리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진단이 많다. 미국에서 대중국 강경 노선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중국 수입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대중국 관세가 50% 이상 인상될 경우 테무의 가격 우위를 약화 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유럽에서도 중국 쇼핑몰에 대한 규제 감시가 강화되는 추세다. WSJ은 “투자자들이 테무에 대한 미국 관세 영향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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