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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 신중도, 35년만에 제자리로

도난 당한 국보급 조선 불화

美미술관 조건없이 반환 결정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대 스마트미술관에서 조계종 관계자가 도난 성보인 신중도의 반환을 협의하는 각서를 체결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조계종




도난 성보인 신중도가 35년 만에 예천 보문사로 돌아온다.

21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대학교 스마트미술관으로부터 도난 성보인 예천 보문사 신중도를 반환하기로 협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스마트미술관은 도난 성보인 신중도의 조건 없는 반환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중도는 1767년 혜잠 스님이 그린 불화로, 화면 좌우에 제석천과 위태천을 크게 배치한 독창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우수한 화풍과 구성의 희소성 등에서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조계종에 따르면 예천 보문사 극락보전에 봉안되어 있었던 신중도는 1989년 6월 5일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함께 도난당했다. 신중도를 제외한 2점의 불화는 2014년 국내에서 환수돼 보문사에 봉안됐다. 삼장보살도는 환수 이후 국가지정유산 보물로 지정됐는데 신중도는 나머지 두 점의 불화와 같은 해 같은 화승에 의해 그려진 불화인 만큼 이에 준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중도


이후 지난해 6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미국 소재 한국문화유산에 대한 현황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카고스마트미술관에 도난된 신중도가 소장되어 있음을 최초로 확인하면서 종단에 이를 알렸다. 이에 종단은 같은 해 8월 스마트미술관에 신중도가 도난 성보임을 알리고 반환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스마트미술관은 종단의 서신을 통해 신중도가 도난품임을 인지하였고, 협의 끝에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박물관 윤리 강령 등에 따라 신중도를 소장 목록에서 제외하고 선의로 반환을 결정했다.

이번 반환 협약이 ICOM의 박물관 윤리 강령에 근거한 조건 없는 반환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번 사례가 도난 문화유산의 반환 협의에 있어 가장 모범적이고 아름다운 선례가 될 것”이라며 “아무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반환을 결정한 미국 스마트미술관에 큰 공로를 돌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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