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을 흉기로 위협하려던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8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특수협박 미수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윗집 주민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집에 있던 흉기를 들고 올라가려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윗집 주민은 청소기를 돌리다가 아랫집에서 '쿵쿵'하는 소음과 진동이 나자 불안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신고자는 평소 층간소음 때문에 이미 여러 차례 갈등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층간소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윗집 주민의 개인정보와 욕설을 적은 쪽지를 우편함 등에 뿌린 혐의(스토킹 처벌법 위반)로 지난 8월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항소심 재판 중에 흉기로 살해 협박을 시도해 다시 송치된 것이다.
A씨는 윗집 층간소음 때문에 밤낮없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윗집 주민은 2년여 전 이 남성이 이사 온 뒤 천장을 두드리거나 욕설하는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체포된 당일 밤에도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난다며 A씨 가족이 윗집을 향해 고함을 쳐 또다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윗집 주민은 KBS에 “화장실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지난 2년간 싱크대에서 양치질했을 정도”라며 “그런데도 샤워할 때마다 아랫집으로부터 욕설을 들어야 했다. 변기 물만 내려도 난리다. 고등학생인 자녀들이 학업에 집중을 못 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2012년 1만624건(전화 8795건·현장진단 1829건)에 불과했던 민원 접수 건수는 2023년 4만4204건(전화상담 3만6435건·현장진단 776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층간소음 관련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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