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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9번 홀' 넘어야 우승컵 보인다

◆KLPGA 서경 클래식 2R

그린 앞엔 벙커, 뒤엔 내리막 경사

평균타수 4.363타 '가장 어려운 홀'

16·11·5번 홀도 난도 2 ~ 4위에

박아름이 88CC 서코스 9번 홀 그린 앞 벙커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언뜻 만만해 보이지만 까다로운 코스가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10억 원)이 열리고 있는 경기 용인의 88CC 서코스(파72·6694야드)가 그렇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완연한 가을 날씨 속에서 대회가 치러지는 가운데 대회장 안팎에서는 예상 외로 선수들의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열린 대회 2라운드까지 102명의 출전자 중 중간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30명에 불과했다.

선수들을 괴롭힌 ‘마의 홀’은 9번(파4)인 것으로 나타났다. 2라운드까지 평균 타수는 4.363타(+0.363타)로 난도가 가장 높았다. 통산 11승의 베테랑 이정민은 첫날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임채리는 소위 ‘양파’인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졌다. 둘째 날에는 박현경이 더블 보기를 범했다. 이날 9번 홀에서 나온 버디는 딱 1개에 불과했다. 반면 보기는 24개나 기록되는 등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9번 홀은 길이가 389야드로 만만치 않은 데다 티잉 구역에서 그린까지 줄곧 오르막이어서 실제 선수들이 체감하는 거리는 400야드가 훌쩍 넘는다. 88CC는 전반적으로 그린 뒤편이 높은 게 특징이어서 샷이 길면 급격한 내리막 경사로 곤경에 빠질 수 있다. 박현경도 이날 두 번째 샷을 짧게 치려다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은 그린 뒤 러프로 가면서 4온 2퍼트로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우측 도그레그 홀로 정교한 티샷까지 날려야 하는 파4의 16번(평균 4.174타)과 5번 홀(평균 4.159타)은 각각 난도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16번 홀에서는 이틀 동안 버디가 16개 나왔지만 보기는 43개나 쏟아졌다. 5번 홀에서는 버디는 20개에 그쳤지만 보기는 50개나 기록됐다. 내리막이 심한 11번 홀(파4)이 난도 3위(평균 4.169타)였다.

이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중간 합계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지한솔은 까다로운 5번, 9번, 11번, 16번 홀에서 이틀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골라내는 등 덫을 철저히 피해갔다. 지한솔은 “9번 홀에서는 거리와 그린 경사가, 16번 홀에서는 티샷이 부담된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6번(파4)과 8번 홀(파5)은 가장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6번은 339야드로 파4 홀 중 가장 짧은 데다 완만한 내리막이어서 두 번째 샷에서 보통 웨지를 잡게 된다. 윤이나를 비롯한 장타자들이 티샷을 하고 나면 50~60야드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이틀 동안 6번 홀의 평균 타수는 3.851타로 44차례 버디 함성이 울렸다. 보기는 11개에 그쳤다. 이 홀에서 파는 사실상 보기나 다름없는 셈이다. 둘째 날에는 임진영을 비롯해 박보겸·양윤서·이다연·홍현지·김민별 등 대부분의 선두권 선수들이 이 홀에서 타수를 줄이고 넘어갔다. 거리가 짧아 대부분 2온을 노리는 8번 홀(파5·498야드)에서는 49개의 버디가 쏟아졌다. 평균 스코어는 4.851타(-0.149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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