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에게 검찰이 추가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모(62)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범죄 수익 343억 원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딸,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30명에게는 각각 징역 2∼10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기죄만 하더라도 피해자가 300여 명이 넘고 그중 4명은 지난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며 “피해자들은 여전히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한 주거생활을 꿈꾸던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은 부동산 실소유주도 알지 못하고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며 “현행법을 위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불법적 거래 방식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덧붙였다.
남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563채의 전세 보증금 453억 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2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남씨 일당의 전체 혐의 액수는 536억 원(665채)이다. 추가 기소된 다른 83억 원대(102채) 전세사기 재판은 별도로 인천지법에서 진행 중이며, 가장 먼저 기소된 148억 원대(191채) 전세사기 사건은 이미 항소심 선고까지 이뤄졌다.
앞서 1심 법원은 남씨에게 사기죄의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8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등 공범 9명에게도 징역 4∼1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지난해 2∼5월에는 남씨 일당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4명이 잇따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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