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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에 대학병원 경영난 가속화… 서울대병원, 상반기 1628억 적자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 적자 2135억원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응급진료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올 상반기 서울대병원이 162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도 상반기 적자전환하면서 ‘빅5’ 대형병원 중 4곳에서만 총 적자 규모가 2135억원에 이른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상반기 6개 국공립의대 소속 의료기관 12곳 중 11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평균 당기순손실은 278억2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92억6000만원 늘었다. 사립대병원의 전반적 적자도 심각해, 사립대 부설 의료기관 63곳 중 복지부에 자료를 낸 24곳 가운데 20곳이 전년동기대비 당기순이익이 떨어졌으며 17곳은 적자전환했다. 이들 기관은 작년 상반기 평균 69억8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올해 상반기는 33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주요 ‘빅5’ 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당기순손실 폭이 1111억6000만원에서 1627억9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가장 큰 적자 규모를 나타냈다. 서울아산병원은 작년 상반기 순이익 749억원에서 올 상반기 216억원의 적자를 보면서 전년 대비 순손실이 무려 965억원 증가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도 각각 당기순손실 130억9000만원, 160억3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빅5 중 나머지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은 재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 외 병원 중에서는 국공립대 병원 중 화순전남대병원이 유일하게 10억8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6억원이나 줄었다. 418억8000만원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순이익 감소폭이 727억원으로 가장 컸다.

한 의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로 대학병원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병원들이 경영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적립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인건비 등 결손 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비영리법인이 시설 투자나 교육 등의 목적을 위해 적립하는 돈이다. 일정액을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해주는 세제 혜택이 있다. 상반기 기준 연세대세브란스병원 5551억원, 서울성모병원 510억원 등 사립대 병원 18곳이 평균 648억3000만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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