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책이 세계 곳곳에서 품절되고 있는 가운데 한강의 작품을 포함한 국내 출판물이 해외 사이트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저작권보호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서버를 둔 A사이트에서 국내 출판물 1만6920개가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별, 출판사별 등 중복되는 책을 제외하면 불법 유통되는 국내 출판물은 7500여 종으로 추산된다.
A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일반 도서와 대학 교재 등을 무료로 내려받거나 볼 수 있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한강의 작품도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 등 언어별로 올라와 있다.
이에 출판물 불법 유통에 대한 관련 기관의 대응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보호원은 A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제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불법 사이트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를 한다. 하지만 접속이 차단되더라도 대체 사이트를 만들거나 구글 등 포털 검색을 통해 접속하는 방법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또 A사이트는 방심위 기준에 못 미쳐 접속 차단 사이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저작권보호원은 "방심위에서 접속 차단 조치를 하지 않은 사이트는 검색 제한 조치를 요청하기 어렵다"며 이 대신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에 따라 권리자가 불법 복제물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저작물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 등을 중점 보호 저작물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문석 의원은 "저작권 문제는 개인의 권리 침해를 넘어 출판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저작권 보호 강화와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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