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SBS 보도에 따르면 한국표준협회와 SR,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 8개 공공기관이 지난 5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ATD 콘퍼런스 행사에 단체 출장을 다녀왔다.
이 가운데 SR과 한국도로공사 등 3개 기관이 한국표준협회 출장 보고서의 일부를 그대로 베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도로공사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여러 기관이 함께 일정을 진행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보고서가 유사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SR은 "표준협회 리포트와 동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내용은 자체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세 기관이 출장에서 사용한 비용만 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SR이 지난 4월 유럽과 호주로 다녀온 재난 방지 연수 출장 보고서도 도마에 올랐다.
보고서에는 연수 취지와 전혀 관련 없는 방문 국가의 역사, 기후 등에 대한 정보가 내용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나무위키나 위키백과에 나오는 인터넷 글을 그대로 붙여 넣은 사실도 드러났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와서는 여전히 '복붙' 보고서로 이렇게 보고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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