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서울 서초동 국군정보사령부(서리풀) 개발 사업이 자금 조달을 앞두고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과 착공 일정에 맞추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비만 4조 원이 넘는 서리풀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사업 시작 5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개발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DL이앤씨 등 5개사는 엠디엠그룹이 시행하는 서리풀 복합 개발 사업에 시공사로 입찰을 앞두고 있다.. 엠디엠그룹은 공사비만 2조 원이 훌쩍 넘는 사업인 만큼 2개사를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축구장 13개 규모 부지(9만 6795㎡)에 문화 시설과 판매 시설이 포함된 업무 복합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한 신한은행이 이 프로젝트의 자금 모집을 맡고 있다. 6월 말에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달해 토지 계약 잔금을 완납하고 부지의 소유권도 이전받았다.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지난달 30일 신세계동서울PFV를 통해 4025억 원에 동서울터미널의 매입을 완료했다. 지하에 터미널과 환승센터를, 지상부에는 수변 휴식과 조망 공간을 조성하는 복합 개발 사업이다. 신세계는 2019년 10월 1차 계약금 120억 원을 납부하며 사업을 시작했지만 5년여간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으로 잔금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자금 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부지 매입을 마친 것이다.
조 단위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복합 개발 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은 하반기 들어 온기가 도는 자금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가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도가 높고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 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경매가 잇따라 유찰되며 땅값이 떨어지는 반면 우량한 사업자가 붙은 대형 개발 현장에는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가 줄을 서고 있다”며 “특히 서리풀 복합 개발 사업처럼 우량한 사업장은 4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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