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 및 이를 통한 ‘블루 이코노미’ 실현 방안이 제시됐다.
정재훈 호주 퀸즈랜드대 교수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시흥웨이브엠 호텔에서 열린 '2024 시화국제포럼'의 기조 발제를 통해 시화호 지역의 탄소 중립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탄소이해력(Carbon Literacy)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블루카본 생태계 복원 탄소배출권 개발 및 탄소상쇄 프로젝트’다. 정 교수는 “맹그로브 숲, 염습지, 갯벌, 블루 카본 같은 생태계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장기간 저장하기 위한 한국형 탄소배출권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자발적 탄소상쇄에 사용하는 ‘순환적 블루카본 경제(Blue Carbon Economy)’ 구축이 필요하다”며 “법적, 정책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시화호는 기후 변화 대응의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시화호 30주년을 기념해 ‘블루이코노미’를 주제로 개최됐다. 블루이코노미는 해양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개념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블루이코노미 개념과 원칙을 탐구하고 이를 시화호에 적용할 가능성을 논의했다.
블루카본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상훈 올인카본 대표가 저탄소 배출 블록체인 기반의 탄소 배출권 거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고품질 탄소 배출권을 개발해 온 기후테크 전문가다. 그는 에너지 효율성과 거래 속도가 뛰어난 해시그래프 기술을 활용한 저탄소 배출 블록체인 거래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각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합의를 마련하고 과학 기반의 MRV(측정, 보고, 검증) 표준화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탄소 관리와 상쇄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어 그린워싱 문제를 예방하고 배출권의 중복 계산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블록체인도 분산원장 거래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그 자체로 일정한 탄소를 배출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이 탄소 시장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시그래프는 에너지 소모량이 낮은 저탄소 블록체인 기술이기도 하다.
이밖에 이 대표는 탄소 상쇄 프로젝트의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신뢰성을 구축하기 위해 블록체인 뿐만 아니라 IoT와 AI 기술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oT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기반 분석을 통해 프로젝트 평가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한편 올인카본은 2024년 설립된 기후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저탄소 배출 블록체인 기술과 ICT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근 해양 폐그물 수거, 전처리, 이송, 재활용(열분해) 과정의 밸류체인 운영을 효율화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산 고품질 탄소배출권을 개발해 해외 탄소시장에 수출하는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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