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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CR리츠' 재도입…지방 '악성 미분양' 5000가구 사들인다

내달 중 출시…연내 주택매입 개시

미분양 주택도 HUG 모기지 보증

PF 보증한도 최대 70%까지 확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전경.




‘악성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가 다음 달 10년 만에 재출시된다. 정부는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 1만 5000가구 가운데 5000가구가량이 CR리츠를 통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9월 중 CR리츠를 출시하고 연내 미분양 주택 매입을 개시할 수 있도록 심사 소요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CR리츠는 건설 경기 혹한기였던 2009년·2014년에 이어 올해 10년 만에 부활한 제도다. 미분양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시공사·신탁사가 금융기관 등 재무적투자자(FI) 손을 잡고 CR리츠를 구성해 자산을 리츠에 넘기는 구조다. 미분양 아파트는 리츠 운용 기간 임대로 운영되며 투자금과 임대보증금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 시점에 자산을 매각해 리츠를 청산하고 수익을 배분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민간 자본을 활용해 미분양을 해소하고 지방의 신규 주택 공급 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기업은 팔리지 않아 떠안고 있는 아파트를 유동화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CR리츠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모기지 보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채무자(리츠)가 모기지 대출을 갚지 않을 경우 보증 기관인 HUG가 자금을 대신 상환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리츠는 조달금리를 연간 5%포인트가량 낮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리츠의 취득세와 종부세를 지원하는 내용의 세법 시행령을 상반기 개정했고 지난달 26일 HUG의 모기지 보증 관련 내규 개정을 완료했다”며 “다음 달 첫 CR리츠를 설립해 지방 미분양 해소를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리츠의 신속 등록을 지원하고 모기지 보증 심사 전이라도 리츠의 신용평가와 미분양 주택 감정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 리츠가 주택 소유권을 확보하는 즉시 담보 신탁 등 절차를 진행해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리던 총 심사 소요 기간을 2주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팔리지 않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고 있는 주택건설사업자에 대한 보증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HUG의 미분양 PF 보증 한도를 전용면적 구분 없이 최대 7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PF 대출을 일으켜 공사를 시작했으나 주택이 미분양돼 사업 자금이 부족해진 건설사업자가 추가 자금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HUG가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사업이다. 최대 대출 보증 한도도 신용등급 CC 이상인 경우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BBB- 이상이면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한시 확대한다. 이 같은 보증 지원은 내년 12월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의 신용도와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있는 만큼 사실상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HUG로부터 보증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사업성 평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건을 낮춰줘도 기본적으로 HUG의 심사 허들을 넘기가 어렵다”며 “대출 보증 한도를 높여줘도 이미 1~2등급씩 신용도가 떨어진 상태라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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