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시로 일본 나가사키 시장이 서방 주요국 대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8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스즈키 시장은 9일 개최 예정인 '피폭 79주년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에 대해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지 않기로 한 판단에 변경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며, 평온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가사키시는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비롯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그 우방국 벨라루스를 이번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을 제외한 G7 국가들과 EU의 주일 대사 및 대표들이 지난달 19일 스즈키 시장에게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방 국가 대사들은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을 초대하지 않으면 러시아, 벨라루스와 같은 부류로 취급돼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이 제외될 경우 우리도 고위급 인사 참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별도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 불초청을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하며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행사는 나가사키시가 주최하는 것으로, 각국 외교단 참석자 포함 여부에 대해 정부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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