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를 보유한 여성복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의 올림픽 출전을 두고 국제복싱협회(IB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IOC는 올림픽은 ‘여권(passport)'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 반면 IBA는 자격을 갖춘 선수들만 링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맞서는 양상이다.
IBA는 3일(현지시간) 전날 이마네 칼리프와 여자 복싱 66kg급 16강 전에서 탈락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에게 10만 달러(약 1억 36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하겠다고 발표했다. 10만 달러는 그간 협회가 금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 수여했던 금액으로 선수가 5만 달러, 연맹과 코치가 각각 2만 5000달러를 받는다.
IBA는 이날 린위팅에게 패배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22·우즈베키스탄)에 대해서도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투르디베코바는 린위팅과의 57㎏급 16강전에서 패배했으며 악수를 거부한 채 링을 떠났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춘 선수들만 링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협회는) 이러한 상황에 무관심 하지 않으며 선수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들에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한 IOC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셈이다.
이번 논란은 칼리프와 린위팅이 XY염색체를 보유한 여성복서로 올림픽에 출전한데서 비롯됐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처리됐다. 그러나 IOC가 두 선수를 링으로 복귀시키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IOC는 2일 성명을 통해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칼리프와 린위팅 역시 과거부터 이어온 명확한 기준에 따라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기에 두 선수의 경기 출전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성별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알제리의 여자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는의 출생 당시 성별은 여성으로 기록됐고, 여권에도 여성으로 표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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