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64강에서 한국의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붙어 패한 아프리카의 차드 국가대표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가 화제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64강이 열렸다. 이날 김우진은 마다예를 6-0(29-26 29-15 30-25)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마다예는 첫 세트를 3점 차로, 3세트는 5점 차이로 내줬다. 세계 최강의 김우진에 맞서 선전하는 듯 했지만 2세트에서는 14점이라는 큰 차이가 났다. 2세트에서 쏜 마지막 화살 때문이었다.
그는 2세트에서 첫 번째 화살 6점, 두 번째 화살은 8점을 기록한 뒤 마지막 화살을 쐈다. 순간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과녁을 향해 날아간 화살은 중계 화면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몇 점을 기록했는지 보이지 않았고, 화살이 과녁에 꽂히는 소리만 들렸다. 과녁을 확인한 결과 흰색 부분인 1점에 화살이 꽂혀 있었다. 그렇게 마다예는 15점으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올림픽에서 1점을 쏜다는 게 말이 되냐는 반응이 초기에는 나왔지만 마다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2008년 양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현재 38세로 본업은 전기기사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다 시피하고 연습에 매진한 결과 2024 파리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었다.
양궁에 빠져 오직 독학으로 양궁을 공부하고 연마한 그는 이번 올림픽이 첫 출전이다. 마다예는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으로 꼽히는 차드 출신이며, 차드는 옛 프랑스이 식민지 국가이기도 했다.
그가 쏜 1점뿐만 아니라 등장 당시부터 그는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체스터 가드도 없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첫 올림픽 출전임에도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던 것.
차드에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마다예를 포함해 단 세 명으로, 유도·마라톤 종목에 각각 1명씩 출전했다. 유도 여자 70㎏의 데모스 멤넬룸(30) 선수, 마라톤 종목의 발렌틴 베투주(33) 선수다.
이같은 마다예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마다예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한국인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이번 올림픽에서 마다예 선수가 최고로 멋있습니다” “개인 훈련으로 올림픽을 나오다니, 너무 잘했어요” “당신의 재능과 열정이 너무 멋있어요” “독학으로 올림픽 너무 멋있어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선수” 등 한국어 응원이 잇달아 달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