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련 특례를 준다며 하반기 모집의 문을 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지원율이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의사단체가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다음 달 4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사직 전공의들에게 연수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연수강좌에서 다뤄질 첫 번째 주제는 근골격계 초음파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주최하고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의협이 후원한다. 고광표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사가 총 6개 세션의 강의 진행을 맡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종일 진행되는 구성이다.
의협은 신청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달 1일 정오까지 사직 전공의 2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겠다고 못박았다.
정원의 절반인 100명은 정형외과 사직 전공의에게 우선권을 주고 나머지는 다른 과목 사직 전공의들 중에서 선착순으로 뽑는다는 방침이다. 신청 인원이 초과될 경우 모집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도 예고했다.
의협 차원에서 사직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형외과는 상대적으로 일반 의원이나 병원을 개원하기에 유리해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과로 꼽힌다. 사직 전공의 수 천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미용, 성형 등 인기과목은 물론 요양병원조차 취업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자 기성의사들이 젊은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전공의를 채용한 전국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 및 임용 포기로 처리됐다. 수련병원들은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보다 많은 7707명을 하반기 모집하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모집 마감 하루를 앞둔 30일 현재 전공의 지원율은 미미하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등 서울의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병원조차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는 대신 일반의로서 개원가에 취업하거나 해외 진출, 입대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의 경우 전문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데다 의정사태가 마무리되면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것이란 인식이 짙다보니 채용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의협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한개원의협의회 및 각 과별 의사회와 협력하여 사직 전공의 및 의대생에게 다각도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연수강좌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추후에도 계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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