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를 가로지르는 하천인 서천 변에 조성된 불법 파크골프장의 사용을 두고 10여 년간 이어진 주민 갈등에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구장의 인허가를 통해 양성화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내놨다.
권익위는 경북도와 영주시, 영주시파크골프협회와의 조정을 통해 서천 둔치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의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영주시 등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지방하천인 서천 둔치에는 파크골프장, 그라운드골프장 등이 10여 년 넘게 조성돼있었다. 하지만 이는 시가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조성한 구장이 아닌 특정 협회가 불법 조성한 무단 시설물이다. 이들은 구장 옆에 컨테이너 등을 가져다놓았으며, 입회비와 사용료를 내지 않고는 구장을 쓸 수 없게 일반인의 출입을 막아 놓았다. 이에 운동을 즐기려는 주민과 특정 협회 소속 동호회원 간 갈등이 이어져왔다. 영주시는 무단시설물 철거 명령을 내리는 등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으나 주민 간 이견으로 약 16년 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크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일부 주민들은 특정 협회의 고액 입회비 등을 문제 삼아 지난 1월 권익위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을 접수한 권익위는 여러 차례 현장 조사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지난 13일 최종 조정안을 마련했다.
조정안에 따르면 영주시는 체육시설이 있는 서천을 대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을 시의회에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허가를 마친다. 해당 부지에는 경규 규격에 맞는 체육시설을 새로 조성하며, 시는 이곳을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절차에 필요한 행정적 업무를 진행하는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협회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 입회비 감액을 논의하기로 하고, 주민들은 회칙에 따라 가입한 후 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어르신들이 즐겨 찾고 있는 파크골프장의 운영과 관련한 갈등이 전국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합의는 주민 간의 갈등과 민관 갈등을 동시에 해결해 어르신들을 포함한 주민들의 체육 환경을 개선의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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