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오물(쓰레기)풍선을 살포하자 군이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송출했다. 남북이 강대강으로 접경지에서 대북 심리전을 확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한이 또 쓰레기 풍선을 살포하고 있다”며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全) 전선에서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18일 이후 3일 만이며 5월 28일 처음 날린 뒤 아홉 번째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식별된 북한의 오물풍선은 360여개로 이 중 110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떨어졌다.
군이 전방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행하는 것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서부·중부·동부전선의 고정식 확성기를 지역에 따라 시간대를 나눠 가동해왔다. 수차례 경고에도 북한이 오물풍선을 재차 살포하자 전방의 모든 고정식 확성기를 전면 가동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군 소식통은 “확성기 운영에 제한을 다 없앴다는 의미”라며 “현재 고정형 확성기를 다 틀고 있고 이동식 확성기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이 보유한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 24개와 이동식 16개 등 총 40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 방송에는 북한의 3대 세습 체제 비판, 자본주의 체제 선전 등 북한 정권이 민감해 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소식도 포함됐다.
군이 대북 확성기 전면 시행이라는 강수를 둔 만큼 북한이 더 높은 수위의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15년 8월 우리 군이 경기 연천에 설치·운영한 대북 확성기를 향해 고사포 사격을 하며 방송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물풍선과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남북 간의 팽팽한 대치와 긴장이 치킨게임을 넘어 국지전으로 비화한다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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