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4개월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되면서 대선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이번 총격 사건으로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될뿐만 아니라 중도층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동정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최근 대선 토론 이후 후보 교체 압박까지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겐 이번 사건이 최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받았다. 오른쪽 귀 부근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통합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할 경우 중도층은 물론 민주당 '샤이(shy) 지지층'까지 대거 흡수해 바이든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 실장은 "역사적으로 피해를 입은 후보자들에게 선거가 유리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대선 판도에 있어 트럼프한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경상으로 그치면 주먹을 불끈 쥐고 연호하는 유세자들을 향해서 '나는 절대로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다', '강한 미국을 내가 이끌어 나가겠다'라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공화당 지지층을 더 집결시킬 가능성이 있고 특히 트럼프에 대한 혐오 감정들이 희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트럼프가 거의 확정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의 폴 공 선임연구원은 "대선 토론 이후 이미 바이든을 버리고 있던 무소속들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시작하면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며 "무소속층은 바이든에 대한 고령 문제, 트럼프에 대한 동정표를 의식해 표심이 트럼프를 향해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사퇴론은 더욱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