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2일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제7차 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지난 27일 제6차 회의에서 사용자·공익위원들이 음식점·택시운송·편의점 등 3개 업종에 대해 차등 적용을 제안했지만 근로자위원들이 표결을 거부해 다시 논의하게 된 것이다.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제도와 수준을 결정할 법정 시한인 27일까지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도 제시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업종별 차등 도입에 대해 결론내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근로자가 최저임금위의 공인 방식에 따라 법정 유급 주휴시간을 반영할 경우 무려 533만 명으로 24.3%에 달한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55.0%,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49.4%에 이른다. 최저임금을 지급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업종에 동일하게 최저임금을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일하는 ‘나홀로 사장’이 한동안 크게 늘었다. 이제는 주휴수당이라도 줄이려고 주 30시간 일하는 직원 대신에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를 두는 ‘쪼개기 알바’까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시름하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가 절실하다.
정부가 간병인·가사도우미 등 돌봄서비스 업종에 외국인 고용을 도입하기로 한 만큼 국민들이 저렴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를 추진해야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는 외국 간병인을 올해 우리 최저임금(시간당 9860원)보다 훨씬 낮은 1721~2797원에 고용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어지고 있는 우리 농가를 돕기 위해서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최저임금법 제4조에서도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에는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시행되기도 했다. 최저임금의 업종 구분은 노사 간에 힘겨루기를 할 사안이 아니다. 우리 경제 체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려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과제의 실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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