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간 반도체 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SCCD) 반도체 포럼’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됐다. 양국 반도체협회 주최로 처음 열린 민관 포럼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등 양국 정부 인사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IBM, 시놉시스 등 양국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안 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가전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방위 산업에서도 반도체가 필요하다”면서 “한미 안보 동맹이 공급망과 산업, 과학기술을 아우르는 동맹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협력이 우리 양자 동맹의 핵심 기둥(pillar)을 구성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또 올해 하반기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들어설 한미 AI 반도체 혁신센터를 언급하며 “글로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신설된 한미 산업기술 협력 센터를 통해 양국 간 기술 협력을 지원하고 석박사·청년 인력 교류 확대를 통한 인력 부족 문제에서 공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한미 양국이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산업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반도체는 1년 전에 전략적으로 중요했고 이제 인공지능(AI) 때문에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와 인디애나주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계획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 때문에 필요하고, 우리는 이런 일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양국 반도체 협회는 이날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반도체 포럼 정례화와 인공지능(AI) 등 신흥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협력, 기술 개발, 인력 양성, 투자 활성화 등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전날 사상 처음 개최된 한·미·일 산업장관 회의에 대해 “산업 기술 정책에 대해 심도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매우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며 “그야말로 한·미·일 경제동맹이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협력이) 심화됐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반도체 대중 장비 수출 통제와 관련해 한미간 논의 사항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지금 수출 통제 조치를 하고 있거나 제도를 만들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에는 레거시(범용) 반도체에 대해서도 여러 제한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를 좀 하자는 그런 것인데, 아직 구체적 조치나 이런 것을 얘기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장비 부분에서는 워낙 역량이나 위상이 낮다”면서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3%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미국도 네덜란드, 일본 수준하고는 (한국이) 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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