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사가 수군데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자 의료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의사단체는 "무관용의 원칙에 입각해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일 입장문에서 전일(19일) 서울 강남구의 개인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을 '충격적인 살인미수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도리어 해치는 부조리한 현실에 심각한 분노와 절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분명한 살인미수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무관용의 원칙에 입각해 가해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병원에 다니는 환자로 약 처방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의사의 팔과 어깨, 목 부위를 수 차례 찔렀고 피해를 입은 의사는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의료계는 의료진에 대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의료기관 내 의료인 폭행이 발생했을 때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의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인 폭행이)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어느 곳보다도 안전해야 할 의료기관 내 흉기나 폭행 등으로 인해 진료에 매진하지 못하는 의료진들의 호소를 더 이상 묵살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기관 내 만연한 의료인 폭행은 의료진의 소극적인 진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을 알리고 재발 방지를 통해 안전한 진료 환경이 마련돼 국민의 건강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 관련 법적·제도적 개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날 오후 피해 의사를 방문해 다친 상태를 살피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상세히 파악해 향후 법적 대응 등의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