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이끄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리더십이 품질 부정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아키오 회장의 사내 이사 재신임안이 정기 주주 총회에서 가까스로 통과됐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와 의결권 행사 자문업체들이 재신임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며 15년간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다.
1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로이터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아이치현에 위치한 토요타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도요타 아키오 회장, 사토 고지 사장 등 10명의 이사 재선임안을 가결시켰다.
앞서 해외 기관 투자가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아키오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미국 최대 연금 투자자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은 최근 두 사람의 연임에 반대했다는 내용의 투표 내용을 공개했다. 캘퍼스는 지난해 주총에서도 아키오 회장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뉴욕주 공동퇴직연기금도 아키오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인스티튜셔널 쉐어홀더 서비시즈(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의결권 행사 자문업체들도 아키오 회장이 도요타그룹의 잇따른 인증 부정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관전 포인트는 19일 공개되는 아키오 회장 재선임에 대한 찬성률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토요타를 15년간 이끌어 온 도요타 회장의 신임 투표에 대한 찬성표 비율은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한때 100%에 가까웠던 찬성률은 2022년 95.58%, 지난해 84.57%로 급격히 떨어졌다.
한편 주총에서 주주들은 “품질 인증 문제가 터진 뒤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경영을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회사에 개선을 촉구했다.
사토 코지 도요타 사장은 품질 인증 부정에 대해 사과하며 “아키오 회장이 그룹의 책임자로서 선두에 서서 현장에서부터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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