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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실질적 간이귀화 조건 충족 시 보훈가족 인정해야"

보훈부에 의견 "단순히 국적자만 인정하는 것은 가혹"





국민권익위원회가 간이 귀화 요건을 실질적으로 충족하는 외국인 배우자를 보훈보상대상자 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18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군 복무 당시 부상으로 2017년 6월 재해 부상 군경으로 등록됐다. A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7년 간 연애한 외국인 B씨와 지난해 2월 혼인 신고를 했다. B씨는 결혼이민비자를 취득해 둘은 국제 부부가 됐다.

A씨는 관할 보훈지청에 보훈보상대상자 가족의 취업 지원에 대해 문의했으나 보훈지청은 외국인의 경우 가족 등록 자체가 되지 않으며 국적 취득 후에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적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배우자와 혼인한 상태로 한국에 2년 이상 계속 주소가 있는 경우에 귀화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사회적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와 지원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민원을 권익위에 제기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B씨는 혼인 신고 이전인 2019년부터 A씨와 동일 주소에 거주해 한국 체류 기간이 최소 5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A씨와 법적 혼인 관계는 아니지만, 사실혼 관계로 실질적인 간이 귀화 요건을 충족한 셈이다.



아울러 B씨는 지난해 2월 부산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으며 2022년 11월에는 취득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 Ⅱ) 성적을 통해 한국어 듣기·쓰기·읽기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권익위는 법무부에 의견 조회를 통해 "외국인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 요건으로 국내 거주 기간을 두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적응 기간과 일정한 생활 기반이 형성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생활이 가능하게 된 경우에 귀화를 허용한다는 취지"라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권익위는 B씨가 국적법상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실질적인 간이 귀화의 조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단순히 국적자만 보훈보상가족으로 인정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B씨를 보훈보상대상자의 가족으로 재검토하라고 국가보훈부에 의견을 표명했다.

또 “실질적 간이 귀화의 요건을 충족하는 외국인 배우자에게까지 일률적으로 국적법의 간이 귀화 조건인 거주기간 등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훈보상대상자 가족 등록과 관련해 구체적·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다문화 가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훈가족에 대한 인식과 기준이 개선돼 지원과 예우에 있어서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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