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승전에는 미국 해군의 호위 항공모함 세 척이 ‘수훈 갑’이었다. 연합군의 해안 상륙을 저지하려는 독일군의 막강 전력 U보트(U-BOAT)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냈기 때문이다. 호위 항모는 정규 항모보다 작고 속도가 느리지만 상륙작전 때의 항공 지원 작전에는 확실히 효과가 컸다. 미 해군은 1955년 호위 항모의 상륙작전 능력을 개선한 강습헬기항공모함(CVHA)을 첫 ‘강습상륙함(强襲上陸艦)’으로 선보였다. 이후 미군은 1961년 이오지마급 7척, 1989년 와스프급 7척 등 보다 진화한 강습상륙함들을 세계 각지에 배치했다.
강습상륙함은 헬리콥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 갑판을 갖춰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함선 내 격납고에 헬기 30~40대를 실을 수 있고 지상군 1500~2000명을 태울 수 있어 상륙작전을 통해 적의 영토를 순식간에 장악할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사실상 경항모라고 할 수 있다. 중국군이 이처럼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지닌 강습상륙함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에 처음으로 배치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배치된 강습상륙함은 중국이 자체 제작한 075형으로 만재 배수량이 미국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과 같은 4만 톤급이다.
강습상륙함 전력에서는 미국이 아직은 중국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에는 미국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이 위용을 드러내 한미 동맹의 막강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중국도 2019년 9월 이후 강습상륙함 4번함까지 진수하는 등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중국은 강습상륙함 이외에도 항공기, 미사일, 우주항공 군사력에서도 미국의 군사력을 맹추격하고 있다. 병력 보유 수준과 군사비 지출 증가 속도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이미 앞섰다. 우리도 만재 배수량 8800톤의 독도급 강습상륙함을 증강하는 등 자주 국방력을 보다 강력하게 키워야 한다. 날로 막강해지는 중국의 군사력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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