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했던 ‘왕년의 슈퍼 엘리트’ 이동환(37)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출신의 아내 김민선(37)이 캐디로 나서 남편의 ‘굿 샷’을 도왔다.
이동환은 14일 강원 춘천의 남춘천CC(파71)에서 계속된 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 원) 2라운드에서 3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를 7개(보기 3개)나 뽑으며 4언더파 67타를 쳤다. 첫날 공동 25위였던 그는 중간 합계 6언더파가 돼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7언더파 선두인 이상희, 이와타 히로시(일본), 유키타 츠바사(일본)와 1타 차이다.
이동환은 2012년 PGA 투어 퀄리파잉 수석 합격이라는 아시아 최초 기록을 썼던 선수다. PGA 투어를 경험했고 2022년 초까지는 PGA 2부인 콘페리 투어를 뛰며 1승을 남겼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통산 2승도 있다. 지난해 KPGA 투어 퀄리파잉에 응시해 공동 25위로 통과하면서 30대 후반에 ‘신인’ 자격을 얻었다.
올해 최고 성적이 공동 56위일 만큼 새로운 투어 환경에 아직 적응 중인 이동환은 아내와 호흡을 맞춘 대회에서 펄펄 날고 있다. 올 3월 아들을 얻으면서 부부는 부모가 됐다.
김민선은 2008년 KLPGA 투어 비씨카드 클래식에서 공동 2위에 올랐던 실력파다. 연장 끝에 신지애에게 우승을 내줬다. 체육학 박사 학위도 있는 김민선은 레슨계에서 입지를 다졌고 동갑내기 ‘절친’ 이동환과 같이 레슨 쪽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4월 결혼했다.
이동환은 “처음 경기하는 코스인데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매 홀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며 “목 디스크 때문에 2년간 투어 생활을 쉬고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지금은 40대 전성기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대회는 KPGA 투어, JGTO 공동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투어 통산 4승의 이상희가 7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키웠고 2승의 박은신도 6언더파 공동 4위다. 이정환과 김한별 등은 2022년 JGTO 상금왕 히가 가즈키(일본)와 4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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