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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적 잠수함 출현, 긴급 어뢰공격!”…SLBM 탑재 3000t급 잠수함 수중작전 첫 공개[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SLBM탑재 3천t급 안무함 훈련 체험

적 출현 3분 만에 심해 100m 밑 잠항

전투배치 후 중어뢰 발사 적 신속히 격추

수중킬체인 ‘핵심전력’…최대 37km/h

수중에서 은밀히 기동하며 ‘SLBM’ 발사

11일 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 승조원이 적 잠수함 접촉 상황 부여에 따라 표적에 대한 어뢰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함수 전방에 적 잠수함 출현, 비상! 긴급 어뢰공격!”. 해군의 최신형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급 2번함인 ‘안무함’에서 갑자기 비상경보가 발령됐다. 잠수함 함교에 설치된 둥근 막대 모양의 잠망경만 물 밖으로 내밀며 조용히 움직이던 중 긴급한 무전이 오갔다. 부산 해군기지에서 10㎞ 가량 수중으로 이동하던 중에 수중음파탐지체계(소나)가 적 잠수함을 포착한 것이다.

붉은 빛이 감도는 내부에는 긴박감이 흐르면서 순간 승조원들은 전광석화와 같이 정해진 자신의 위치로 움직이고 긴급한 외침이 가득했다. 지휘관의 명령과 함께 길이 83m의 기다란 잠수함의 기다란 선체가 육중한 소리를 내더니 앞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잠항을 위해 22도 정도 앞으로로 기울어져 빠르게 잠항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최신형 잠수함을 타봐서 그런지 안전바를 잡아야 할 정도로 정도로 몸이 기울자 공포가 급습했다.

11일 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 승조원이 적 수상함 공격 훈련 중 긴급 잠항을 위해 타기를 조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조타기로 잠수함을 운전하는 조타 부사관이 깊은 바다로 잠수함을 몰며 “50m, 100m 목표심도 잡기 끝”이라고 외쳤다. 3분도 안돼 잠수함은 해저 100m밑으로 내려가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 순간 또 한차례 긴급한 보고가 무전기를 타고 흘렀다. “긴급 어뢰 발사 준비!” 수중에서 안무함의 수중음파탐지체계인 ‘소나(SONAR)’를 운영하는 음탐 부사관들이 음향센서를 이용해 전방의 적 잠수함의 위치를 식별하며 앞까지 은밀하게 다가가 어뢰를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다.

함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무장관이 국산 중어뢰 발사 버튼을 눌렀다. 잠수함 음향센서에 의해 적 잠수함을 일격에 명중시킨 어뢰 폭음이 감지되자 각종 전자 센서를 활용해 적 잠수함이 격침된 것을 최종 확인하고 임무를 완수한다.

그러나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적잠수함 격침 후 근처 해역에서 경비 임무 중인 적 수상함이 고속으로 안무함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를 인지한 안무함장은 긴급잠항 지시를 내리고 신속하게 깊은 심도로 위치를 변경했다. 심도변경을 마친 안무함은 적 수상함을 공격하기 위해 어뢰를 무장 발사관에 재장전했다.

11일 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이 적 잠수함 및 수상함 공격 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이후 잠망경 심도로 재진 입 후 표적에 대해 소나를 송신해 어뢰발사 준비를 마치고, 전자광학체계를 활용해 수상의 적 수상함을 상세히 확인한 후 목표로 어뢰를 발사해 격추시켰다. 일촉즉발의 순간 선제 공격으로 방어와 동시에 공격 임무를 완수했다.

이어 안무함은 적의 육상에 있는 핵심표적에 대해 타격임무에 돌입했다. 수중에서 은밀히 기동하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SLBM은 적 전략 목표지역을 정확히 타격하며 훈련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적 발견 후 신속한 잠항부터 무장 버튼 발사, 회피를 위한 긴급잠항까지 긴박감 넘치는 모든 장면에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이 모든 장면은 가상의 적을 두고 펼친 SLMB이 탑재된 최신형 3000t급 전략 잠수함의 실전 훈련이었다. 훈련을 지휘한 안건영 안무함장(대령)은 “승조원 모두가 최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적이 도발하면 수중에서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하여 적을 격멸하겠다”고 말했다.

11일 SLBM을 탑재한 3000톤급 잠수함 안무함 승조원이 적 잠수함 공격 훈련 중 음탐기를 운용하며 적 잠수함 위치를 탐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안무함은 전쟁 억제와 보복능력을 갖춰 존재만으로도 적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해상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이다. 안무함은 북한 잠수함에 대해 추적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수중킬체인의 핵심 전력답게 SLBM을 탑재해 적의 공격으로 육상기지나 군 공항이 제한되는 경우에도 은밀성과 기동성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심 표적을 신속하게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

안무함은 3000톤급 규모로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km/h) 이상,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안무함은 손원일급 잠수함 대비 2배 정도 커졌고, 수중 잠항 기간도 늘어났다. 또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를 비롯해 국내 개발 장비를 다수 탑재해 국산화율을 향상시켰다.

안무함에는 4명의 여군 승조원도 근무 중이다. 해군은 2022년 7월 정책회의에서 여군 잠수함 승조를 의결한 이후 2023년 6월 여군 9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장교 2명, 부사관 7명은 지난 1월 5일 잠수함 기본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도산안창호함(5명)과 안무함(4명)에 배치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은밀성과 기민함으로 그 존재 자체가 엄청난 위협이기에 잠수함은 비대칭 전략 무기 체계다. 특히 잠수함을 자체 설계 건조해서 운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현재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등 8개국 정도다. 더 중요한 대목은 이러한 잠수함 승조원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양성은 최신예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승조원의 능력에 따라 수중 전투의 승패 뿐만 아니라 잠수함 승조원 전체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기에 그렇다. 잠수함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높은 업무 난도 탓에 승조원 한 명을 양성하는 데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군은 잠수함사령수 산하에 잠수함에 타기 위한 예비 관문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을 담당하는 부대를 두고 있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제909교육훈련전대다. 이곳은 잠수한 승조원들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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