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에 의해 한국전쟁 시기 충청지역에서 희생당한 기독교인 54명에 대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첫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12일 진실화해위는 전날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제80차 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충청지역 기독교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전북지역 기독교인 희생사건·충청지역 천주교인 희생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세 번째로 피해를 공식 확인했다. 2022년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시기 종교인 희생사건에 대해 직권조사를 의결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1950년 7~9월 충남 논산 병촌성결교회에서 발생한 집단희생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병촌교회에서 이 시기 54명이 희생됐고, 특히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 28일을 전후해 전체 희생자의 대부분(51명)이 숨졌다.
희생자 중에서는 여성이 30명(55.6%), 남성이 24(44.4%)를 차지했다. 19세 미만 희생자는 53.7%(29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교회 직급으로는 ‘주교생’으로 불리는 교회학교 학생이 16명(29.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기독교인이나 기독교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우익인사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열린 위원회에서는 ‘경북 김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희생자 2명)’ ‘전남 진도군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10명)’ ‘충북 청주‧청원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37명)’ ‘충북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21명)’ 등이 함께 진실규명됐다.
진실화해위는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에는 국가에 북한 정권의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군경 희생 사건에는 국가에 대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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