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이 자신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사 주식의 10%를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매각했다. 퍼싱스퀘어의 지분 가치가 높게 평가받음으로써 애크먼의 자산은 8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로써 그는 세계 500대 부호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20여 년 전 창립 이래 직원들이 전적으로 소유해온 퍼싱스퀘어에 세계적인 수준의 장기 파트너들을 투자자로 모시게 됐다”며 지분 매각 소식을 알렸다.
이번 지분 매각에 참여한 투자자로는 브라질 금융그룹 BTG팩추얼을 비롯해 아이코닉 자산운용 등과 함께 여러 사모펀드가 포함됐다. 이들은 퍼싱스퀘어 지분 10%에 10억 5000만 달러 가치를 매겼고, 이는 애크먼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35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지분 매각을 기점으로 애크먼 회장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는 80억 달러(약 11조 원)로 늘어나 세계 500대 부호 명단의 333위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나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로 유명한 앨드리지 인더스크리의 최고경영자(CEO) 토드 볼리보다 순자산이 많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퍼싱스퀘어의 몸값도 105억 달러 수준으로 높아졌다. 약 140억 달러(19조 2000억 원)의 폐쇄형 펀드를 운용하고 직원 수가 41명에 불과한 이 헤지펀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이 됐다. 블룸버그는 6390명의 직원이 약 1조 달러를 관리하는 슈로더자산운용의 기업 가치가 96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짚었다. 지분 매각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퍼싱스퀘어가 이번 신규 자금 조달에 힘입어 향후 운용 자산이 450억 달러(약 62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매각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애크먼 회장의 대중적 인지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분쟁에서 반(反) 유대주의 캠퍼스 시위를 비판하고 클로딘 게이 전 하버드 대학 총장의 사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로 유명세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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