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22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시행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대한 후속조치라고 볼 수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은 정부 주택공급 로드맵을 그린 1·10 대책의 후속조치이기도 하다. 정부는 재건축 선도지구를 2만 6000호 이상, 즉 1기 신도시 정비 대상 주택 물량의 10~15% 정도로 정했다.
재건축은 준공일로부터 30년이 지나면 추진이 가능하다. 즉 1기 신도시 아파트 대부분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난개발 우려가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체계적인 개발 순서를 정한 것은 의미 있는 조치다.
정부가 제시한 골격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선도지구 평가 기준 중 주민 동의율을 100점 가운데 60점으로 배점했다. 주민 동의율 50%는 10점을 주고, 동의율 95% 이상은 60점을 주기로 했다. 주민의 추진 의지에 비중을 크게 둬 재건축 중단 위험 요소를 줄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 정부는 2027년 착공과 2030년 입주를 목표로 내걸었다. 목표 실현을 위해 용적률 완화, 인허가 간소화 등 인센티브를 적용하기로 했다. 주거 환경 개선 및 꾸준한 주택 공급을 통한 주택 가격 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역할을 보여준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하나는 주민들의 동의율이 쉽게 높아질 것인가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은 주민들의 재건축 기대감을 끌어내릴 것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전세 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선도지구 물량이 신도시 정비 물량의 10~15%라 하더라도 전세 시장의 상승이 이어지는 최근의 분위기로 보아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
지방이 소외된다는 비판도 있다. 부산의 한 지역 언론사는 이번 정책에 대해 ‘국토부의 수도권 중심주의 본색’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향후 비수도권 1기 신도시에 대한 계획도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의 섭섭함이 적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목표 입주 시기가 2030년이라는 점이다. 주민의 재건축 의지가 높고 정부의 지원으로 사업 진행이 빨라도 이 시기까지 입주가 진행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서울의 경우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부터 준공까지 평균 10.8년이 소요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사업 시작부터 준공까지 7년 안에 완료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된다.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후속 조치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