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시작한 의료대란을 수습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이 5000억 원을 넘었다"며 "의료계 자구 노력 없는 일방적 건보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의사 떠난 병원에 검보 땜빵, 국민이 의사의 봉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진료 현장의 혼란은 환자를 떠난 전공의의 불법행동으로 초래됐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도 사직서를 내며 불법행동에 가담하고 있는데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병원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사태를 키우고 있다"며 "정부는 병원과 의료계에 전공의 복귀 등 사태 수습을 위한 노력을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하고 현장을 떠난 이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이다. 비상진료체계를 위해 정부는 지난달 1285억 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다. 1882억 원의 건보재정을 투입한 지는 2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이 기간 쏟아부은 비용은 총 5049억 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한다는 명분 아래 국민 세금과 건강보험료로 5000억 원이 넘는 비용을 썼다"며 "사고는 의사가 치고 뒷감당은 국민 몫인가"라고 질타했다. 서울아산병원이 의사직을 제외한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떠난 의료진을 복귀시킬 자구책 없이 희망퇴직 등으로 땜질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국민은 의사 불법행동의 피해자이지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비상진료체계 유지 비용을 왜 국민이 낸 보험료로 부담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진료공백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을 재검토하고 그 책임을 국민이 아닌 의료계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사들이 실력을 행사해 의사 이익에 반하는 정부 정책을 막거나 원하는 정책을 받아내곤 했다"며 "정부가 의사를 이길 수 없고 처벌할 수 없다고 확신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또 "의사 확충을 위한 의대 증원 정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라며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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