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대사관에 대한 폭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지역 확전 위기감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투기가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이란 대사관에 대한 폭격을 감행했다. 이번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총 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이란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나섰다. 사고 현장을 찾은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폭격에 대해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 건물을 표적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한 잔혹한 테러 공격”이라며 이스라엘을 강력 규탄했다.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 역시 “이번 공습은 대사관 내 자신의 관저가 자리한 구내 영사관 건물을 강타했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시아파 무장 단체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여러 차례 감행해왔지만 대사관 건물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월 29일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벌이는 등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반복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연대해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폭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 내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장기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친이란 세력 간의 확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 50대와 대규모 정밀유도탄을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의회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액수로는 180억 달러(약 24조4000억원)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앞서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최근까지 이스라엘에 100차례 넘게 무기를 지원해 왔고, 대부분 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비공개로 무기 이전이 이뤄졌다. 지원 규모가 일정 금액을 넘지 않아 의회 승인 대상이 아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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