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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재단-바이오니아 “내성 잡는 결핵진단키트, 중저소득국 공급 위한 WHO 인증 내년 완료”

■김한이 라이트재단 대표·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 인터뷰

라이트재단, 빌&멜린다게이츠재단·보건복지부 등 출자

바이오니아와 2019년부터 결핵 내성균 진단키트 개발

바이오니아 진단키트, 4개의 내성균을 40분 내 잡아내

하루 1.4만 개 생산기반 구축…자동화로 생산단가 줄여

100만명 수준 글로벌 사망자, 10만 이하로 줄이길 기대

김한이(왼쪽) 라이트재단 대표와 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트재단에서 결핵의 날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 직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바이오니아(064550)의 결핵균 검사키트는 내년 4분기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해 제품을 본격적으로 전 세계 중저소득국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한이 라이트재단(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 대표는 24일 ‘결핵의 날’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결핵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동남아시아·아프리카 같은 국가에서 생명을 살리는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보람된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라이트재단은 보건복지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니아 등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민관 협력 비영리재단 법인이다. 주로 중저소득국가의 건강 불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해소에 필요한 백신·치료제·진단 기술 관련 연구개발(R&D) 과제를 선정해 현재까지 70개의 파트너사와 58개 과제에 788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국내 진단기업 바이오니아와 2019년부터 시작한 내성이 있는 결핵균을 진단하는 키트 개발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결핵은 코로나19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감염률과 치사율을 기록하고 있는 질병이다. 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1060만 명의 환자가 있으며 130만 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결핵 발병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발병률 1위, 결핵 사망률 2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결핵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환자가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치료기간이 늘어나고 치료 성공률도 떨어진다. 바이오니아는 라이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약 40분 안에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환자들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IRON-qPCR RFIA)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간단한 사용법만 익히면 전문 인력이 아니어도 손쉽게 정확도 높은 분자진단 검사가 가능하다.



박 회장은 “현재는 미국 다나허그룹의 세페이드에서 결핵진단키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한 번에 2개의 내성균만을 진단할 수 있고 시간도 1시간 넘게 걸린다” 면서 “바이오니아의 진단키트는 4가지 내성균을 40분 안에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만큼 중저소득 국가 내 전문 인력이나 실험 장비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니아 제품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공중 보건을 위해 전 세계에 공급해야한다는 생각에 기반해 경쟁적인 가격으로 만들어졌다”며 “기존 제품보다 사용에 용이하거나 효과적인 진단이 이뤄지는 등 우수함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한이(왼쪽) 라이트재단 대표와 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이 24일 결핵의 날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바이오니아의 결핵균 진단키트는 향후 6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 내년에 WHO PQ를 신청할 예정이다. WHO PQ 심사를 통과하면 국제 조달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 바이오니아는 대량 공급을 위한 양산 시스템도 구축했다. 박 회장은 “현재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는 하루에 7000개 정도 생산을 할 수 있고 1만 4000개를 생산하는 생산라인을 설계하고 있다”며 “처음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자동화 생산을 통해 ‘코스트 엔지니어링’을 해왔다”고 말했다.

라이트재단과 바이오니아는 결핵균 진단키트 공급을 위해 100만 명 수준의 사망자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면서 “항생제 내성균은 국제 보건의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선진국에서도 내성과 관련한 분단진단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핵균 자체를 진단하는 것과 내성균을 검사하는 부분에서 갭이 크다”며 “(개발중인) 진단키트가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격차를 해소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하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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