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밤 9시(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국정 연설에서 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대대적인 증세 계획을 밝힐 전망이라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저 법인세를 15%에서 21%로 인상하고, 억만장자에 대한 최저 세율을 25%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증세안은 미국의 기록적인 부채를 감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미국의 부채는 26조 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법안을 제안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구분되는 진보적 스탠스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 정책 부분에서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유권자들의 불만도 한몫한다. 실제 FT는 지난달 실시한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운용에 반대했으며 49%는 2019년 취임 당시보다 재정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억만장자세’에 대해 여러 차례 제안했다. 법인세 최고 세율 역시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법안에서는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원) 이상 버는 직원에 대해 기업의 세금 공제를 거부하는 계획도 담겼다. FT는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 법안을 통해 250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썼다.
이 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자신의 집권 기간 이룬 성과를 밝히고 2기 집권의 청사진을 제시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국정 연설 일정을 공개하고 “국정 연설은 단순한 연설이 아니라 여러분에 대한 나의 보고”라며 “우리 행정부는 지난 3년간 대부분 대통령이 8년간 이룬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며 처방 약 가격 인하, 학자금 대출 탕감, 낙태권 보호, 총기 규제 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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