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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찬물’…1월 소비자물가 3.1% 상승

1월 CPI,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

2%대 기대하던 시장 전망치 웃돌아

5월 금리 인하 기대도 물 건너갈 듯

증시는 하락 전환, 채권 금리 튀어 올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9% 선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까지 둔화됐지만 이달 2%대로 떨어질 것을 기대하던 시장의 예상은 빗나가게 됐다. 물가 목표치를 2%로 잡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아직 물가압박을 떨쳐내지 못한 셈으로 중앙은행의 조기 금리 인하 조치는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금리 인하를 바라던 시장은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로 주요 주가지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1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였다. 이달 다소 둔화된 셈이다. 하지만 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하던 2.9%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의 고점으로 찍은 뒤 점차 내려가고 있지만 연준이 타깃으로 하는 2%대와는 아직 간격이 있는 상황이다.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0.3%다. 12월 월간 대비 상승률(0.2%)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면서 전문가 예상치(0.2%)도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9% 올랐다. 작년 12월 상승률과 수치는 같지만 전문가 예상치(3.7%)보다는 높다. 전월 대비는 0.4%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0.3%)보다 높은 숫자가 찍혔다.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은 주거비 상승세가 지속했기 때문이다. 1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올라 1월 상승분 중 3분의 2를 기여했다. 최근 미국에서 임대료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CPI 산정 특성상 최근 상황이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을 넘어선 CPI 수치가 나오자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려면 물가 상승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은 연준이 생각하는 물가 목표치보다 높아 완화 행보를 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터뷰에 나서서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연준 목표인) 2%로 내려가고 있음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금융 시장은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최근 미 증시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를 반영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크게 실망한 것이다, 이에 이날 장 초반 미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이날 장 초반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 지수는 전일 대비 1%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채권금리는 튀어 올랐다. CNBC에 따르면 CPI 수치가 발표된 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7%를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상보다 견고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에는 중앙은행이 5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암시했던 금리 선물은 6월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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