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 데 이어 시민단체도 정 회장을 상대로 고발에 나섰다.
13일 오전 강민구(50) 씨와 축구 팬들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정 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몽규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 등의 현수막도 축구회관 앞에 거치하며 항의 의사를 드러냈다.
마이크를 잡은 강씨는 “무능하고 재능 없는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와서 선수 생명을 단축시키지 마라”면서 “누가 이런 사람을 데려와서 국민들의 속을 상하게 만드는 것이냐. 국제적으로 실패한 지도자 경력을 가진 사람을 독단적으로 데리고 왔다는 기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외쳤다.
강씨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둘러싼 의혹을 투명하게 해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감독 선임 당시 배경과 과정,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과 위약금 상황까지 모두 언론에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에 대해서도 “11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업적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가서도 19대0으로 떨어지면서 대한축구협회와 국격을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같은 시간 대한축구협회는 김정배 상근 부회장의 주재로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여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두고 자유 토론을 벌였다. 정 회장은 토론에 불참했다. 올해 열린 임원회의 중 정 회장이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수 시민단체 턴라이트의 대표이기도 한 강씨는 인터넷을 통해 축구 팬들과 모여 집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규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강씨는 “정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에 계속 나오지 않으면 사흘 후에 (정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서울 강남구 HDC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이날 정 회장을 강요·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독단적으로 임명하면서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 서민위는 “클란스만 감독을 해임하지 않으면 2년 반 동안 내야 할 돈은 공적인 돈”이라면서 “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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