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디어 공룡인 디즈니와 폭스·워너브러더스가 손잡고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든다. 스포츠 중계료가 치솟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떠나는 시청자들을 붙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폭스·워너브러더스는 올가을 본격 론칭을 목표로 내걸고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을 설립하기로 했다. 미국 내셔널풋볼리그(NFL), 전미농구협회(NBA),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월드컵 등 각 사가 중계권을 가진 여러 스포츠 경기를 스트리밍하게 되는데 이들 업체가 보유한 중계권을 합치면 미국 스포츠 경기의 55%에 달한다. 새 플랫폼의 지분은 이들 업체가 3분의 1씩 나눠 가지며 구독료는 1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 공룡들이 이례적으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는 배경에는 텔레비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스포츠 채널에서도 코드커팅(유료 방송을 해지하고 OTT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유료 방송 시청자는 1억 명에서 5500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OTT까지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면서 중계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 NBA는 10년 중계권 가격으로 780억 달러(약 100조 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 럼리 서드브리지 애널리스트는 “힘을 합치면 점점 비싸지는 스포츠 중계권 부담을 덜고 더 많은 시청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거대 미디어 3사의 합작 스트리밍 플랫폼은 기존의 스포츠 중계방송 세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며 “세 회사가 뭉쳐 중계료를 지불하면서 새로운 중계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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