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갑작스러운 대규모 손실에 따른 배당금 대폭 축소를 발표하며 주가가 폭락, 중소 지역은행의 건전성 우려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 특히 NYCB 측이 상업용부동산(CRE) 대출에서 부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3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는 전일 대비 37.6%나 급락하면서 20여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중 한 때 낙폭이 46%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다른 지역은행들인 밸리 내셔널 뱅코프,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 리전스 파이낸셜 코프 등의 주가도 4~7.8%의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KBW 지역은행 지수도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던 지난해 3월 13일 이후 가장 큰 폭인 6% 하락 마감했다.
NYCB는 이날 작년 4분기 2억5200만달러(주당 30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순이익 주당 27센트를 전망했던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분기 배당금도 주당 5센트로 이전보다 70%나 줄였다. 특히 지난해 대출 2건을 대손 처리하며 상각액이 전년도 100만달러에서 1억8500만달러로 급증한 점이 주가에 치명적이었다. 4분기 30일 이상 90일 이하 연체된 대출 비율도 48% 급증했다. 이 같은 상각액 증가는 협동조합 건물, 오피스 등 CRE 문제와 관련 있다고 NYCB 측은 전했다. 부동산 대출이 더 많이 부실해지기 시작했으며, 잠재적 손실에 대비해 준비금을 쌓아뒀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2022년 플래그스타 은행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파산한 시그니처 은행의 핵심 자산을 인수하면서 자산이 1163억달러로 불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산이 1000억 달러를 넘는 은행은 더욱 엄격한 자본 및 유동성 요건을 적용 받는다.
일부에서는 이날 폭락에 대해 대출 수익 감소 등 지역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가 반영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스티브 스소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많은 트레이더는 NYCB에서 나타난 경고가 바퀴벌레와 같다고 본다”며 “하나가 발견된다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