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 주 총선 공약으로 영세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바우처 신설과 보험약관대출 금리 인하 등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발표한다. 국민의힘이 철도 지하화·소상공인 공약을 먼저 발표하며 이슈 선점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도 같은 주제의 정책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공약 대결에 나선 모양새다.
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내주 초 민생현장을 찾아 소상공인 지원 공약을 발표한다. 공약에는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신설하는 등의 에너지비 지원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목욕탕 등 에너지 비용 소요가 과도한 일부 업종 중 매출액과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인 영세사업장에는 에너지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시적인 소진기금으로 올해 예산에 약 2520억 원이 반영된 바 있는 소상공인 에너지지원금을 상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금융 지원 공약도 꺼내든다. 민주당은 소상공인들이 ‘급전 창구’로 사용하는 보험약관대출의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저금리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진흥공단·지역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한 소상공인 정책 자금을 2배 이상 늘리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소상공인 3법(폐업시 대출금 상환 일시 유예·임대료 지원)’도 재차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은 이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 확대안으로 국민의힘 공약과의 차별화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0일 온누리상품권 확대와 지역화폐 가맹점 대상 사용액 소득공제 신설을 발표하며 소상공인 공약을 선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 확대도 필요하지만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지역화폐와 충돌되는 지점이 있다”며 “내수 촉진과 매출 증진을 위해선 지역화폐 확대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역화폐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당론 성격으로 발의해둔 상태다.
여야가 최근 저출생·철도 지하화·소상공인 정책 등 같은 주제의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총선 전 공약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말 경기도 수원시를 찾아 경부선 등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이 대표는 1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을 찾아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한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지상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해 경인선과 경의중앙선 등 모든 철도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이다. 공약 이행에는 약 46조 원 규모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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