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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발 극초음속미사일 3가지 위력은…고체연료·기동비행·극초음속[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북, 극초음속 미사일 기습공격 효과적

기술 수준은 중국과 러시아 초기 단계

개발완료, 국제 정세 바꿀 ‘게임체인지’

PAC-3 뿐아니라 사드로도 요격 어려워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탐내는 무기 체계를 꼽는다면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김 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러시아 전략 무기들인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시찰한 것은 이 같은 속내의 반증으로 볼 수 있다.

‘Kh-47’로 알려진 킨잘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첨단 무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랑한 바 있어 ‘푸틴의 자존심’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가장 갖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가장 무서워 하는 무기 체계다. 그 만큼 극초음속 미사일의 위력을 알기에 북한이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가 마하 5(시속 6120㎞) 이상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이 무기는 극초음속비행체(HGV)와 극초음속순항미사일(HCM)으로 나뉜다. 마하 1~5까지는 초음속, 마하 5부터는 극초음속이다. 마하 5 이상이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 1분15초에 도달할 수 있다. 음속이 초당 343미터일 경우 마하 1.0은 시속 1235km다.

北, 극초음속 미사일은 HGV 방식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HGV(Hypersonic Glide Vehicle) 방식이다. 탄도미사일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Glide Vehicle)를 탄두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다. 곡선을 그리면서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서 낙하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속력을 얻은 종말 단계에서 포물선으로부터 궤도를 바꾸어 글라이더처럼 수평 비행으로 활공한다.

또 다른 극초음 미사일로는 HCM(Hypersonic Cruise Missile) 방식이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 지속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특히 탄도미사일 기반의 극초음속 활공체가 발사 초기에는 상대방의 탐지가 가능해 대응의 기회를 허용하는 반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상대적으로 활공체에 비해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므로 적이 대응할 기회를 최소화하는 기습 공격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두 가지 방식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모두 저고도 변칙 비행을 해 사실상 요격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력은 정말 어느 수준일까.

북한이 지난 2022년 1월 11일, 두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앞서 1월 5일 시험 때와 비교하면 비행거리는 7백Km에서 1000Km로 늘었고, 발사 후 6000Km 지점에서 7m 길이의 활공비행체가 분리되면서 240Km 정도를 선회기동했다고 했다. 속도도 음속의 10배인 마하 10에 달하고, 목표물을 타격하기 직전 이른바 회피기동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능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종시험이라고 표현을 썼는데 극초음속 무기 체계의 기술력을 최종확증했다는 강조인데, 우리 군은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발사에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처음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고체 연료 추진체를 활용해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고체 연료는 연료 주입 기간이 액체에 비해 짧고, 은밀한 기동이 가능하다. 정찰 위성 등으로 사전 탐지가 어려운 만큼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고, 한·미는 그만큼 대비가 어려워진다.

앞서 북한은 2021년 9월 첫 시험에 이어 2022년 1월 두 차례 등 총 세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했다. 당시엔 모두 액체 연료를 활용했는데, 이번에 진일보한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핵탄두 탑재하면 그야말로 ‘게임체인저’


따라서 현재 러시아와 중국만 유일하게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개발에 성공했다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의 초기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물론 북한의 주장대로 사거리 1000Km에 마하 10 정도의 속도라면 상당한 수준이다.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사일을 위성 궤도에 쏘아 올려 지구를 돌다가 특정 지점에서 하강하며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궤도를 한바퀴 다 돌기 전에 미사일을 발사하기 때문에 ‘부분궤도폭격’이라고 한다. 궤도를 한 바퀴 다 돌면 정식 궤도비행으로 간주하는데, 이는 대량파괴무기의 궤도 비행을 금지한 1967년 우주 조약에 저촉된다. 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면 말 그대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비교해 군사력이 열세인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미사일 하나로 국제 정세 판도를 바꿀 수도 있기어 개발에 몰두하는 것이다.

북한 역시 같은 이유로 극초음속 미사일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만약 실전배치 한다면 유사시 한반도와 주일 미국기지와 미군의 괌기지를 비롯해 출동한 미 항모전단을 위협할 전략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미국 대표적인 미사일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한미 군 당국에 위협적인 이유는 3가지다. 이 3가지 위력 덕분에 요격망 시스템을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앞서 시험발사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의 활공과 회피 기동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난해 11월 지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고체연료 엔진을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의 첫 시험발사를 했다. 2022년 1월 5일과 11일까지 세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갔다. 이번이 네 번째다. 이 가운데 고체연료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액체연료 또는 액체연료를 담은 용기를 필요에 따라 끼워넣어 사용하는 ‘앰플화’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볼 때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조만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북한이 탄도미사일이 발사 전에 파괴되지 않고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한 삼중 안전장치 마련에 집중해 개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공식 발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 극초음속 미사일의 활공 및 속도, 및 요격 회피 기동, 고체연료 엔진 개발이 그 반증이다. 이번 시험발사는 그 동안 은밀하게 개발에 주력한 최종 종합판인 셈이다.

요격망 뚫는 3중 장치로 위력 과시


우선 고체연료 엔진은 액체연료와는 달리 발사 전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 않아 기습 공격을 할 수 있다. 북한은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엔진을 단거리·중거리·장거리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에까지 적용한 것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등 제원과 구체적인 기동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지도 않았다. 아직은 최종 시험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북한이 두 번째와 세 번째 시험발사 당시 각각 120㎞의 ‘측면 기동’과 240㎞의 ‘선회 기동’을 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한미 군 당국의 요격을 피하기 위한 활공과 회피 기동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속도는 음속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다.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형 PAC-3 요격미사일의 속도가 마하 4~5가량이라는 점에서 이 미사일은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속도가 마하 8 정도인 사드(THAAD)로도 요격이 쉽지 않다. 탄두 부분에는 마하 5 이상 극초음속을 유지하기 위해 원뿔형 날개가 달려 있다.

이 3가지 위력 때문에 미사일 방어체계인 PAC-3 뿐만 아니라 사드로도 요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기술적 완성도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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