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내고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 첫날이 밝으면서 희망찬 소식이 전국 곳곳에서 전해졌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희망을 알리는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했고, 일출 명소에는 새해를 맞이하며 행복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1일 0시 0분, 서울시 강남차여성병원에 한 남아의 힘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12년차 부부 이주홍(44), 임아연(38)씨 부부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가진 ‘아홍이’(태명)를 새해 첫 날 3.15㎏의 건강한 모습으로 품에 안았다. 의료진 10여 명도 늦은 시간까지 이들 부부를 간호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함께 지켜봤다.
아이의 아빠 이 씨는 “요즘 주위를 보면 사회에 사랑이 많이 식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홍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며 “우리를 포함한 수많은 난임부부가 있는데, 정부에서 많은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치의인 차동현 강남차여성병원 원장은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하게 출산해 기쁘다”며 “저출산이 심해지는 상황인데, 첫 아기의 탄생과 함꼐 출산의 기쁨과 생명의 소중함을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해 첫 해가 밝은 아침에도 희망을 기원하는 목소리가 전국에서 이어졌다. 일출을 보기 위해 곳곳의 해돋이 명소를 방문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희망을 담아 올해의 첫 해를 맞이했다. 이날 경기도 안양시의 일출 명소인 망해암에는 경찰 추산 2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동이 트기 전부터 발걸음을 재촉한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해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7시 50분께 산봉우리 너머로 해가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머리 위로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고 연신 셔터를 눌렀고, 해를 보며 올해 이루고 싶은 소원을 저마다 빌기 시작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일출을 감상하러 온 김재호(14) 군은 “지난해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며 “꿈을 꼭 이루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가족들이 올해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신종우(64), 박순분(63)씨 부부는 “올해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경제도 좋지 않고, 좋지 않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는 등 힘이 빠지는 일들이 자주 있었던 만큼 국가를 이끄는 정치인들이 올해부터는 진정 국민을 위해 일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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