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심야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밤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군은 22시38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약 57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우리 군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탄도 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하여 추적과 감시했고, 한미일 간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며 세부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그러면서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현재 경계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2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이후 25일 만이다. 당시에도 북한은 밤 11시 5분경 순안 일대에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현지시간) 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도발에는 한미의 제2차 NCG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트집 잡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
北 미사일 도발 후 한미 NCG회의 ‘맹비난’
북한이 17일 밤 동해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 직후에 이례적으로 국방성 담화를 냈다. 한국과 미국의 NCG(핵협의그룹) 2차 회의 결과에 대해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방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NCG 2차 회의 결과를 언급하며 “한 해 동안 조선반도 지역 정세를 흔들어 놓던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이 연말을 핵전쟁 시연으로 마감 지으려 하고 있다”며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이날 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의 부산해군기지 입항에 대해선 “미주리호를 조선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며 “이러한 위태한 상황은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핵충돌 위기는 각일각 가능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시점에 관한 문제로 변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성은 “연말연시를 앞두고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또다시 핵전략 수단들을 들이밀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 행위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무력 사용 기도도 선제적이고 괴멸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이날 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국방성 담화는 그 직후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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