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LH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LH 전직 임직원이 취업한 업체와 LH 사이에서 '전관 계약'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박 후보자 역시 같은 사례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15일 LH 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9월 6일 해외건설협회·피앤티글로벌과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2억 7800만 원이며 계약 기간은 지난해 9월 5일부터 올해 7월 5일까지였다.
박 후보자는 2019년 4월 LH 사장 임기를 마친 뒤 2020년 2월 글로벌 부동산 개발 전문가들과 함께 피앤티글로벌을 공동 설립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 컨설팅과 건설사업관리(PM), 중개 및 임대관리 등 업무를 하는 회사다. 피앤티글로벌은 창업 이후 베트남, 미얀마와 관련해 다수의 국내 기업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박 후보자는 피앤티글로벌 사내이사로 재직해왔으며 회사의 비상장주식 3만 7000주(1억 8500만 원)를 보유하고 있다.
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문제가 된 LH 연구용역의 연구진에 참여한 바가 없으며 입찰 과정에서도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 측은 "2021년 개발에 착수한 베트남 홍옌성 산업단지에 2024년 기업 입주시기가 도래하면서 입주기업 지원 계획 및 산업단지 운영관리계획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이에 따라 LH는 공개경쟁 입찰공고를 냈고 피앤티글로벌은 해외건설협회를 대표기관으로 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용역금액인 2억 7800만 원에 대해서도 해당 용역 착수금(2900만 원)만 받은 상태로 회사 경영 개선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박 후보자가 피앤티글로벌 사내이사직에 대해 지난 14일 사임계를 제출했다고도 밝혔다. 회사 주식 3만 7000주는 매각이 어려워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백지신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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