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시 수낵 총리의 인기가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13일(현지시간) 수낵 총리의 순호감도가 -49로 약 2주 전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0월 취임 후 최저다.
응답자 70%가 수낵에 관해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다고 답한 반면, 긍정 의견은 21%에 그쳤다.
다만, 존슨 전 총리의 임기 막판 순호감도인 -53에 비해선 높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1일에 20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수낵 총리가 궁지에 몰린 이유 중 하나로 영국의 '르완다 정책'이 꼽힌다.
조사 다음 날인 12일엔 하원에서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는 정책에 관한 법안 투표가 진행됐다. 만약 법안이 부결됐다면 수낵 총리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집권 보수당의 우파 의원들은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르완다 정책 관련 법안이 작은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을 막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수낵 총리는 일단 당내 반란을 누르고 한숨을 돌렸지만, 이번 조사에선 여론이 점점 더 악화하는 것이 드러났다고 유고브는 말했다.
게다가 르완다 법안 관련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
우파 의원들은 법안을 강화하지 않으면 새해에 치러질 다음 표결에서 부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고, 중도파 의원들은 국제법을 더 어기는 내용이 들어가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클레벌리 내무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봄에 난민 신청자를 태운 르완다행 비행기를 띄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법안을 하원과 상원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정책과 관련해 르완다에 지불한 비용에 관해 "범죄로부터 나라를 보호하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은 르완다에 2억4000만파운드(3967억원)를 지불했고 내년에 5000만파운드를 더 줄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의 순호감도는 -22로 수낵 총리보다 높았다. 긍정 의견은 32%, 부정 의견은 5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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